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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해를 지나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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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닷컴 김아률 시민기자
댓글 0건 조회 333회 작성일 24-01-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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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해와 헤어지기 직전 집에서 멀지 않은 강변으로 나가 혼자 마지막 해를 전송했다. 둥근 빵과도 같은 모양의 해는 방금 딴 오렌지 열매와도 같이 사라져 밤의 장막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새로운 날이 밝고 해가 떠올랐다. 2022년의 첫해는 동해의 간절곶뿐만 아니라 페루 마추픽추, 바오밥나무가 자라는 마다가스카르, 중국 소수민족 위구르족 마을에도 찾아왔다. 임진강변의 갈대들은 시들어 갈색으로 변하고 있으며, 갈대숲에서는 어린 고라니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넓은 습지와 들판에는 몽골이나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독수리들이 내려앉아 먹이를 찾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뜯지 않은 선물처럼 새해가 도착했다.

하지만 묵은해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다. 기록적인 비가 내려 극강호우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였다. 여러 도시가 물에 잠겨 큰 피해를 입었으며, 길거리에서는 범죄자들이 흉기를 휘둘러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고, 물가는 급격히 상승했다. 삶이 점점 힘들어지고 인간관계도 어려워졌다. 출판계는 독자가 줄어들고 불황에 휩싸였다. 한 출판인은 "책이 팔리지 않는 것은 파피루스 이후 최악이다!"라고 비명을 지르는 일도 있었다.

아기의 출생률이 낮아지자 매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저출산으로 인한 국가의 소멸이 우려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소모적인 양당 정치에서 변화의 한기가 느껴지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희망은 흐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삶은 점점 불행해지고, 희망과 낙관은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우주의 질서는 변함이 없다. 별들은 제자리를 돌며 밤과 낮, 계절은 정해진 순서대로 찾아온다. 눈이 응달 된 곳에 쌓인 묵은해는 새해가 도착한 포장지를 뜯지 않은 선물처럼 우리에게 찾아왔다. 설레며 받은 이 선물은 하루 24시간, 365일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강원닷컴 김아률 시민기자

기사 작성일24-01-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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