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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다의 푸르름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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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닷컴 백혜란 시민기자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3-08-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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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 풀벌레의 노래와 함께 책을 들고 나와 동네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던 나는 집으로 돌아오며 밤공기의 선선함을 느꼈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레몬처럼 상쾌한 공기가 피부를 감싸주는 느낌이었다. 소택지 주변에는 늪과 연못이 있어 푸르른 풀숲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에서는 청아하게 우는 풀벌레의 울음소리가 높은 데시벨로 울려 퍼져나갔다. 찌르르르르. 찌르르르르. 계절의 변화를 찬양하는 풀벌레의 합창이었고, 그들은 돈을 받지 않고 자신들의 재능을 기부한 것이라고 아내에게 농담을 건넸다.

풀벌레의 울음소리는 여름의 쇠잔함과 쓸쓸함을 품고 있었다. 여름은 폭주하듯 지나가는 기세로 인해 눈에 띄게 꺾이게 되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찬기운은 팔뚝에 오소소한 소름을 일으켰다. 이런 가을의 기운은 가끔 이불을 끌어올리는 것을 불러 일으킨다. 이번 여름에는 바다에 한 번도 가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여름의 허무함이 내 가슴에 스며들었다. 열일곱 살 때 처음으로 만난 바다와 함께한 여름의 기억이 떠올랐다. 여름 해수욕장들은 문을 닫고 이제는 인파가 사라진 몽당연 해변은 고요했다. 바닷가에는 노을이 떨어지며 산책하는 사람들과 개들의 그림자들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잘 가라, 여름아! 밤에도 맹렬하게 울어대던 매미, 멀어진 옛 벗들과 함께 붉은 수박, 황도 복숭아, 찐 감자, 옥수수에도 작별 인사를 전했다.

바닷물에 처음으로 몸을 담궜던 기억은 언제였을까? 기억을 되짚어보니 꽤 오래 전 일이었다. 열일곱 살 때 처음으로 바다를 만났다. 그때 고추장에 찍혀있는 생선 날것을 혀에 얹어 맛본 것도 첫 경험이었다. 문학에 빠져 고등학교 학기 중 가출해서 동해안 죽변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개들이 떠돌아다니고 생선의 비린내가 난다는 어판장과 정박한 오징어잡이 배, 초등학교가 있었다. 어두워진 후 오징어잡이 배들은 먼 바다로 나가 조명을 켜고 돌아왔다. 그때 숨겨진 세계를 보며, 바다에 비치는 달빛을 감상하며 뛰어난 경험을 한 것이다.

이러한 여름의 추억과 함께 바다를 떠올리면 저마다의 감정이 뒤섞이게 된다. 이제 바다는 문을 닫았고 그것을 그리워하며 떠나는 여름은 적막해지고 있다. 그치만 앞으로도 여름은 돌아올 것이며, 다시 바다에서 즐겁게 놀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면서 바닷가는 아직 남아있다는 생각에 위로를 받는다.

강원닷컴 백혜란 시민기자

기사 작성일23-08-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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