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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해변: 나의 몽상과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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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닷컴 오나리 시민기자
댓글 0건 조회 119회 작성일 23-10-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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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소설가’ 김승옥 선생의 걸작 <무진기행>을 읽고 난 후 ‘이런 중의적인 장소명이야말로 가장 근사한 이름’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무진기행> 속 허구의 장소 무진(霧津)은 지역 이름인 동시에 안개가 많은 항구예요. 주인공의 일탈과 비일상성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제목·주제·이야기가 모두 ‘무진’ 하나로 수렴되니 완벽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등장한 가상의 공간 이포도 <무진기행>을 향한 오마주라고 하니, 영화계 거장도 김승옥의 완벽함에 반했나 봅니다.

제게도 무진 같은 장소가 있습니다. 강원 동해시 망상동에 있는 망상(望祥)해변이에요.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와 바람 소리에 ‘망상(妄想)’에 빠지기 좋은 장소죠.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망상보다는 몽상(夢想)이 좀 더 적확한 표현이겠으나 짐짓 망상해변의 망상(望祥)을 떠올립니다.

망상(望祥)은 아버지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집에서 산에서 어디에서건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혀주는 바람이 불 때마다 아버지는 “이야, 바람이 꼭 망상해변 같네”라고 하셨어요. 그때마다 저는 ‘특별한 바람이 부는 바닷가구나’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다른 해변은 단 한 번도 인용되지 않았고 늘 ‘망상해변’인 점이 재미나기도 했죠. 정작 아버지가 살아계신 동안에는 가보지 못하다가 몇 해 전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왔습니다. 초가을 망상해변의 바람은 시원하고 왠지 모르게 멋스러웠습니다.

기상 현상의 하나인 ‘바람’은 주로 기압 차이, 바다와 땅과의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합니다. 그러나 바람은 우리에게 단순히 날씨적인 요소로만 다가오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희열과 경이, 그리고 망상과 몽상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망상(望祥)해변의 바람은 그 유혹적인 매력으로 많은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망상해변은 특유의 장소명과 함께 우리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김승옥 선생의 <무진기행>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각자의 작품에서 무진과 망상에 대한 표현을 한 방식이 달랐지만, 독자와 관객들에게 동일한 감정과 이미지를 선사해 준 것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우리에게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장소와 상상의 세계를 여는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각각의 작품에서 무진과 망상은 그들만의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소명들은 작품의 주제와 이야기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독자들은 그들만의 개인적인 연상과 해석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중의적이고 예술적인 장소명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강원닷컴 오나리 시민기자

기사 작성일23-10-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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